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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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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콘서트하우스-서울예술의전당, 상호 협력 MOU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이철우)는 지난 1일 서울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김봉규 기자의 '지구촌 산책' .11] 중국 여산 동림사, 운무 뒤덮인 中 정토종의 본산 '화합의 메시지' 떠올려
'호계삼소(虎溪三笑)'라는 말이 있다. 동양화의 유명한 그림 소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호계삼소도'는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그려져 왔다. 그림 소재뿐만 아니다. 시나 수필의 소재로도 활용되고, 모임이나 거처의 명칭 등으로도 애용된다. 호계삼소 고사가 이렇게 많은 이들의 사랑 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호계삼소'는 1천600여 년 전 일이다. 당시의 최고 지성인 세 사람, 즉 불교·유교·도교를 대표하는 유명 수행자 세 사람이 동림사에서 만나 자리를 함께했다. 동림사 스님이 다른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배웅하는데, 서로 마음이 잘 통해 이야기에 몰입하다 스님이 스스로 정해놓은, 넘어서는 안 될 호계를 넘어선 사실을 알고 세 사람이 함께 파안대소했다는 고사다.서양으로 치면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 대표자들이 만나 서로 갈등하고 전쟁할 것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위해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함을 절감하고 공감한 자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예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들이 염원하는 바를 담고 있는 고사라고 할 수 있겠다.170여 봉우리 30여개의 폭포·호수수많은 시인·예술인 선망의 대상도연명·백거이 등 1500여명 방문4000여 수의 시문과 그림 등 남아산수화 대가 겸재 정선의 작품도유교·불교·도교 수행자 일화담은'호계삼소' 고사성어 탄생하기도이 호계삼소의 일화가 탄생한 곳이 중국 장시성(江西省) 여산(廬山)의 동림사(東林寺)다. 호계삼소 일화를 알고 있고, 글을 쓸 때 인용하기도 했다. 이 일화가 탄생한 동림사가 어떤 분위기인지, 호랑이가 지키고 있었다는 호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었다.2019년 10월에 동림사를 가볼 기회가 있었다. 자동차가 사찰 바로 옆 주차장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다리가 놓인, 작은 개울인 호계 옆에는 상점 거리가 형성돼 있었다. 호랑이가 근처에 있을 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약간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사찰 주변을 깊고 큰 산이 둘러싸고 있어서 당시에는 호랑이가 충분히 출몰할 만한 곳이라 생각되긴 했다. ◆중국의 명산 여산동림사는 그 아래에 있는 서림사(西林寺)와 함께 여산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동림사는 동진 시대 승려인 혜원(334~416)이 창건했다. 여산은 옛날부터 널리 알려진 명산이다. 최고봉인 한양봉(1천474m)을 비롯한 170여 봉우리, 파양호 등 14개의 호수, 이백의 '망여산폭포(望廬山瀑布)'의 한 구절인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으로 유명한 삼첩천(三疊泉) 폭포 등 20여 개의 폭포가 있다. 예로부터 시인과 예술가, 종교인들이 끊이지 않았다.여산은 2천 년 전 사마천이 '사기'에 기록한 산이기도 하다. 도연명, 이백, 백거이, 왕안석 등 1천500여 명의 저명한 인사들이 이곳을 찾아 4천여 수의 시문과 그림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여산의 빼어난 산수는 운무에 뒤덮여 있어 그 진풍경을 보기 어렵다는 데서 '여산 진면목'이란 말까지 생겨났다. 소동파가 49세에 여산을 찾았을 때 지은 시 '제서림벽(題西林壁)'이다.'좌우로 보면 고개이고 옆에서 보면 봉우리가 되며(橫看成嶺側成峰)/ 원근고저에 따라 모습이 제각각일세(遠近高低各不同)/ 여산의 참모습을 알지 못하는 까닭은(不識廬山眞面目)/ 이 몸이 산속에 있기 때문이지(只緣身在此山中)'여산의 아름다운 풍광은 중국 전원시의 탄생지가 되고, 산수화의 발원지가 되었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도 여산폭포도와 여산초당도를 그릴 만큼 우리나라의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여산이 속한 구강(九江)이 고향인 도연명이 벼슬을 버리고 전원생활을 즐기며 읊었던 시 '음주(飮酒)' 20수 중, 가장 유명한 제5수에 나오는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따다가 유연히 남산을 바라보노라(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라는 구절에서 '남산'이 바로 여산이라고 한다. 여산은 혜원(慧遠)이 동림사를 개창해 정토종의 본산이 되었고, 육수정(陸修靜)은 여산에서 도교의 일파를 개척했다. 중국 4대 서원 중 하나인 백록동서원도 여산에 있다. 유·불·도의 발상지이자 문화를 꽃피운 터전인 셈이다.◆호계삼소 이야기혜원은 이런 여산을 가장 여산답게 만든 주인공이다. 혜원이 여산에 들어오게 된 것은 전란을 피해서였다. 여산으로 들어온 그는 386년 여산의 향로봉이 마주 보이는 동림산 아래에 동림사를 열었다. 혜원은 이곳에 들어온 후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여기서 36년 동안 염불 수행과 중생 교화에 전념하다가 일생을 마쳤다.동림사 아래로 '호계(虎溪)'라는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혜원은 평소 '그림자는 산을 나서지 않고, 발자취는 속세에 들이지 않는다(影不出山 跡不入俗)'라는 글귀를 걸어두고 산문 밖을 나서지 않았다. 그는 찾아온 손님이 돌아갈 때는 언제나 호계까지만 따라 나와 인사하고 전송했다. 결코 내를 건너는 일이 없었다. 호계를 넘으면 호랑이가 포효했다 한다.혜원이 어느 날 유학자이자 시인인 도연명과 도사인 육수정을 전송했다. 세 사람이 서로 이야기에 몰두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호랑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호계를 넘고 말았던 것이다. 이를 깨달은 세 사람은 서로 마주 보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 이렇게 '호계삼소'가 탄생했다. 그러나 혜원이 입적할 때(416년) 육수정은 겨우 10세에 불과해서 도저히 같이 교우할 수 없고, 또한 육수정(406~477)은 461년에야 여산에 들어왔기에 이런 만남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웠기에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하지만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 상징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두고두고 회자돼 온 것이다. 당나라 시인 이백은 이 일을 두고 '별동림사승(別東林寺僧)'이라는 시를 남겼다. '동림사에서 손님을 배웅하던 곳(東林送客處)/ 달 뜨고 흰 원숭이 우네(月出白猿啼)/ 여산에서 멀리 나와 웃으며 헤어지니(笑別廬山遠)/ 어찌 호계를 지남을 성가셔 하리(何煩過虎溪)'동림사에는 혜원 좌상을 모신 전각인 원공당(遠公堂), 혜원이 심었다는 육조송(六朝松), 그 얼마 후에 심은 녹나무(樟木)인 호계장(虎溪樟) 등이 있다. 육조송은 나한송(羅漢松)으로도 불린다. 높이 15m. 호계장은 수령이 1천500년이 넘은 나무로 안내하고 있다. 절 입구에는 '호계교(虎溪橋)'라는 표지석이 서 있고, 호계삼소도와 소식의 시 '삼소도찬(三笑圖讚)'을 새긴 비석이 있는 비각도 세워져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중국 장시성 여산에 있는 동림사의 대웅보전. 동림사는 중국 정토종 개산조인 혜원 스님과 관련한 '호계삼소' 고사가 탄생한 곳으로 유명하다.혜원 스님이 심었다는 육조송(六朝松). 동림사 경내에 있다.
정혜진 클라리넷 독주회 7일 대구콘서트하우스서 열려
정혜진<사진> 클라리넷 독주회가 7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 이번 연주회는 'The End of Time(시간의 끝에서 희망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를 달았다. 메시앙의 실내악 '시간의 종말을 위한 4 중주'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에 감사하며 힘들었던 지난 세월은 털어버리고 앞으로의 삶에 멋진 주인공으로 살아가자는 희망을 담았다.영국 작곡가 핀치의 '5개의 소품곡', 미국 작곡가 무친스키의 'Time Pieces',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프랑스 작곡가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를 선보인다. 피아노 남자은이 맡고, 백나현(바이올린)과 배규희(첼로)가 특별 출연한다. 클라리네티스트 정혜진은 계명대학교(관현악과) 졸업 후 미국 템플대학교(석사)와 노스텍사스대학교(박사)에서 공부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놓치면 후회!] 피아니스트 권주희의 독주회...6일 대구콘서트하우스
탄탄한 테크닉과 섬세한 감성으로 감동을 주는 피아니스트 권주희의 독주회가 오는 6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열린다. 바흐의 '파르티타 2번', 바르톡의 '피아노소나타',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 등을 연주한다. 이화여대 음악대학 졸업 후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음대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또 독일 유학 중 이탈리아에서 열린 발레타 국제콩쿠르 1등, 테라 델리 임페리알리 국제콩쿠르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 등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귀국독주회를 시작으로 연주회를 이어가고 있다. 입장료 1만원.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Masters of jazz' 시리즈 음반 12종 국내 출시
아날로그 시절,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재즈 거장들의 명곡을 담은 '재즈 마스터스(Masters of jazz)' 시리즈 12종이 국내에 출시되었다. 재즈 마스터스 시리즈는 프랑스 LP 전문회사 디거 펙토리(Diggers Factory)가 기획·제작했다. 한국배급은 클래식과 재즈 전문회사 굿인터내셔널이 한다.1900년을 전후해서 뉴올리언즈에서 생겨난 재즈는 미시시피강을 오르내리는 유람선을 통해 캔자스시티로 전해지고 시카고를 거쳐 뉴욕으로 전파되었다. '재즈 래전드' 루이 암스트롱은 이 과정을 고스란히 밟았다. 루이 암스트롱의 삶을 재즈의 역사라고 칭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Louis Armstrong - The Essential Works'는 재즈 역사를 담은 루이 암스트롱의 연대별 대표곡 26곡이 2LP에 담겨있다. '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 'What A Wonderful World' 등 그의 대표곡들이 수록되어있다. 'Nina Simone The Essential Works'는 흑인 최초 여성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재즈싱어 니나 시몬의 2LP다. '소울의 대사제'로 불리는 니나 시몬의 기품 있는 목소리는 언제나 감동을 준다. 최초의 히트곡 'I Love You Porgy' 'Wild Is The Wind' 'My Baby Just Cares For Me' 등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 니나 시몬의 전성기 시절 절창이 담겨있다. 'Nat King Cole The Essential Works'는 멋스러움과 편안함, 그리고 달콤함을 지닌 목소리 냇킹콜 2LP다. 전 세계로 5천만 장의 음반을 팔아 치운 냇킹콜의 정수를 담은 음반이다. 28곡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흑인음악의 대명사'로 불리는 레이 찰스, 퀸시 존스, 존 콜트레인, 데이브 브루벡 쿼르텟, 스탄 게츠 등의 대표곡들을 담은 음반이 나왔다. 재즈 마스터스 시리즈는 총 50선으로 기획되었다. 이번 12종이 출시에 이어서 재즈 보컬 시리즈로 엘라 피츠제럴드, 빌리 홀리데이, 사라 본 등이 올 겨울에 출시될 예정이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제14회 대구국제재즈축제, 10월 6~11일 수성아트피아·아양아트센터
2021년 제14회 대구국제재즈축제가 6일부터 11일까지 수성아트피아와 아양아트센터 등지에서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기존의 야외공연이 아니라 실내공연으로 진행된다. 첫날 6일 오후 6시 수성아트피아 열리는 공연에는 재즈피아노와 보컬을 함께완벽하게 소화하며 국내 재즈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마리아킴을 중심으로 구성된 앙상블 '마리아킴 With Strings', 한국 대학의 초청교수로 와서 만나 트리오를 결성한 외국인 뮤지션들 '레조넌스 트리오', 대구 출신 재즈피아니스트 성기문 트리오와 보컬리스트 박재홍이 출연한다. 9일(아양아트센터 오후 5시)에는 스윙, 팝, 블루스 등 다채로운 음악 스타일의 재즈를 구사하는 실력파 재즈뮤지션인 '유사랑 퀄텟'이 이번 축제를 위해 특별히 미국에서 활동 중인 정상급 테너 색소폰 연주자 게렛 베콰와 협연을 통해 다채로운 정통 재즈의 사운드를 선보인다. 또한 정통 재즈의 정수를 보여줄 'The Sean Drabitt 퀸텟', 국악과 재즈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배장은 樂 LAC', 최고의 한국적 재즈 보컬리스트로 평가받는 '말로'를 만나볼 수 있다.10일(아양아트센터 오후 5시)에는 화려하고 역동적인 사운드의 '이기욱 LATIN QUATTRO', 전통 재즈 스타일과 부드러우 트럼펫 연주로 사랑받으며 재즈 트럼펫의 정수를 보여주는 '윱 반 라인 블로우 아웃', 대구 출신으로 풍부한 성량을 가진 보컬 정은주를 주축으로 하는 '정은주 퀄텟', 현직 실용음악과 교수들로 구성된 '밴드 P'가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 날인 11일(아양아트센터 오후 6시) 무대는 국내 대표적 퓨전재즈밴드로 주목 받고 있는 '빅타이거그룹', 1902년대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시작된 딕시랜드 재즈를 구사하는 '브라이언 신 앤 더 스윙 메이커스', 재즈 비브라폰 연주자인 백진우가 지휘와 음악감독으로 있는 재즈오케스트라 '애플 재즈 오케스트라'가 장식한다. 이에 앞서 7일에는 대구의 젊고 유망한 재즈뮤지션들의 무대가 수성못 카페 Cage에서 마련된다. 관람권은 대구국제재즈축제 홈페이지를 통한 선착순 사전 신청으로 구하면 된다.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마리아 킴 (대구국제재즈축제조직위 제공)레조넌스 트리오. (대구국제재즈축제조직위 제공)말로. (대구국제재즈축제조직위 제공)
피아노 음악 축제 '피아노 위크 2021' 6~8일 웃는얼굴아트센터
피아노 음악 축제 '피아노 위크 2021'가 6~8일 웃는얼굴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열린다. 웃는얼굴아트센터의 2021년 DSAC 아트 페스티벌 두 번째 순서로, 주요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의 대표곡들을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전문 피아노 음악축제다. 'DSAC 아트 페스티벌'은 음악, 무용, 연극,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 예술 축제로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피아노 위크'는 피아니스트 이미연(영남대 교수)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올해 무대에는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 입상한 피아니스트 박종해(2010)와 김상영(2013), 최근 매진 행렬을 기록한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에서 지휘자로 데뷔하며 클래식계를 놀라게 한 피아니스트 김재원, 레오폴트 벨랑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최혜리, 폴란드 국립쇼팽음악대학교 전문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한 정지교가 이미연과 함께 모차르트, 쇼팽, 브람스의 대표적인 피아노곡들을 선보인다. 첫째 날인 6일은 모차르트의 대표곡으로 무대를 장식한다.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로 꼽히는 '피가로의 결혼' 서곡, '론도 a단조', '작은 별 변주곡', '네 손을 위한 소나타 D장조'을 선보인다. 7일은 쇼팽의 곡으로 채워진다. 첫 번째 곡은 1830년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 쇼팽의 유작 '왈츠 14번 e단조'이다. 그리고 다른 녹턴들에 비해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가 나타나는 '녹턴 13번',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마주르카 Op.24', 발라드의 정점 '발라드 4번 f단조'를 연주한다. '발라드 4번 f단조'은 쇼팽의 모든 작곡 중 가장 어려운 곡 중 하나로 꼽힌다. 마지막 날 8일은 브람스의 곡들을 연주한다. '청년 브람스의 초상'이라 불리는, 피아노 소나타 중 마지막 작품 '피아노 소나타 3번 f단조'를 비롯해 '6개의 피아노 소품곡' 중 2번 인터메조, 브람스가 헝가리 여행에서 얻은 영감으로 발표한 '헝가리 무곡'을 차례로 들려준다. 입장료 1만원(학생 5천원).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웃는얼굴아트센터의 '피아노 위크 2021' 출연 피아니스트들. 위쪽부터 박종해, 김상영, 김재원, 최혜리, 정지교. 웃는얼굴아트센터 제공
17세 피아니스트 임윤찬 리사이틀, 10월 5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2019년)에서 최연소(15세)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에 도약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리사이틀이 오는 5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천재적인 면모와 남다른 음악성뿐만 아니라, '시간 여행자'라고 불릴 정도로 전통적인 학파를 지향하는 그가 리스트의 가장 중요한 피아노 작품으로 대구 관객과 처음 마주한다. 대구콘서트하우스의 '인사이트 시리즈' 무대 중 하나다.강한 개성과 열정, 성숙한 피아니즘으로 소년 피아니스트임을 잊게 하는 임윤찬의 음악세계는 국제무대 청중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 17세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중인 그는 어린 나이라고 생각되지 않는 깊고도 선명한 예술관으로 자신의 레퍼토리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세상의 모든 레퍼토리를 정복하고 싶다는 포부의 임윤찬은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는 '대구콘서트하우스 600초 클래식 프로젝트'에 참여,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스페인 한국문화원 초청 연주회, 평창 대관령음악제 등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하며 찬사를 이끌어 냈다. 이번 무대에서는 작곡가 리스트의 작품만으로 무대를 꾸민다. 극악의 난이도로 피아노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테크닉의 집대성이라 불리는 '초절기교 연습곡' 12곡 전곡을 연주한다. 이에 앞서 낭만적인 시정을 다루는 '소네트' 3곡을 들려준다. 이 모든 곡을 90분 동안 휴식 없이 연주한다.티켓 구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와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 1661-2431)에서 하면 된다. 3만원.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5일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피아노 독주회를 여는 임윤찬.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
대구시립합창단 제154회 정기연주회 '카르미나 부라나', 9월 3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구시립합창단 제154회 정기연주회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가 30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박지운 대구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지휘하는 이날 연주회에는 소프라노 김정아, 테너 이현, 바리톤 최병혁이 솔리스트로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구미시립합창단, 대구시립소년소녀합창단, 대구시립교향악단이 함께 한다.'보이렌의 노래'라는 뜻을 가진 카르미나 부라나는 독일 작곡가 칼 오르프(1895~1982)의 작품으로, 1937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되었다. 1803년 바이에른 지방의 베네딕트 보이렌 수도원에서 발견된 옛 노래집의 사본에서 가사를 발췌했다. 종교, 도덕, 사랑, 자연의 묘사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선율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비해 가사는 풍자적이며 세속적이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25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크게 제1부 '봄의 노래', 제2부 '선술집에서', 제3부 '사랑의 뜰'로 나뉜다. 영화, 광고 등에 다양하게 활용돼 친숙함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우리 삶은 운명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을 장엄하게 노래하고 있으면서도 운명의 지배를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대구시립합창단 154회 정기연주회 '카르미나 부라나' 솔리스트 출연자. 왼쪽부터 소프라노 김정아, 바리톤 최병혁, 테너 이현. 사진=대구시립합창단 제공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10월2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서 내한 공연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내한 공연이 10월 2일 오후 7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 수성아트피아의 올해 '명품 시리즈' 무대 중 하나다.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역사를 쓴 아스토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이 대구 관객과 만난다. 2019년 첫 내한 공연 이후 2년 만에 한국 투어에 나선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피아졸라 사후 그의 부인인 라우라 에스탈라다 피아졸라가 설립한 아스토르 피아졸라 재단의 공식 오리지널 앙상블이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작곡가 남긴 유산을 전하기 위해 2021-2022시즌 세계 투어를 계획했다. 유럽의 스위스, 이탈리와 독일 등과 남미 투어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공연한다. 서울과 대구에 이어 전주, 광주, 인천에서도 공연을 갖는다.이번 공연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항구의 겨울'과 '항구의 여름'을 비롯해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프로그램 음악으로 선택하여 알려진 '아디오스 노니노'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또한 '스위스의 보석'이라 불리는 바리톤 이응광과의 협연도 준비했다.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과 이응광은 여러 차례의 화상 회의를 통해 엄선한 곡으로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Balada para un Loco)'와 '망각(Oblivion)'을 최종적으로 선정했다. 정성희 수성아트피아 관장은 "탱고 음악의 역사를 만든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오리지널 앙상블 공연을 공연장에서 직접 선보이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 피아졸라의 음악 세계를 계승한 유일한 탱고 앙상블의 무대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3만원, 5만원.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10월 2일 수성아트피아에서 공연을 갖는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수성아트피아 제공
김동녘·김만수의 음악회 '운명나무 신사의 품격' 10월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서
테너 김동녘과 비리톤 김만수<사진>가 꾸미는 음악회 '두 남자의 인생과 우정'이 10월 1일 오후 7시30분 수성아트피아 무학홀에서 열린다. 대구의 KAN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운명나무 시리즈' 두 번째 무대다. 오페라 속에 나오는 운명의 세계관을 엮은 시리즈인데, '운명나무'란 거부할 수 없는 관계에서의 갈등과 사랑이 같은 가지로 뻗어 결국 하나의 나무처럼 자라난다는 의미다. 김동녘·김만수와 함께 베이스바리톤 한준헌과 메조소프라노 손정아가 출연한다. 로시니의 '세빌리야의 이발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라 보엠' 등 유명 오페라의 곡들을 들려준다. 김동녘은 경북대학교 음악대학과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을 수료했다. 김만수는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볼로냐 아카데미에서 세계적인 바리톤 레오누치에게 사사받았다. 입장료는 2만원.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 10월 1일 대구오페라하우스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세 번째 메인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가 10월1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대구 영남오페라단(단장 이수경)과 대구오페라하우스 합작으로 준비한 창작오페라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이야기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2018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됐다.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2021년 대구문화재단 창작활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윤심덕, 사의 찬미'는 서른이라는 나이에 연인 김우진과 바다에 투신해 생을 마감한 한국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음악과 사랑, 그리고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그녀의 주변 인물들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대구약령시장, 계산성당 등 대구 근대 모습을 배경으로 대구 독립운동 당시와 근대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고 있다. 또한 1921년 당시 윤심덕을 비롯한 김우진, 홍난파, 채동선, 홍해성 등이 독립운동 기금 모금을 위해 대구좌(대구극장)에서 공연했던 역사적 실화를 모티브로 한 스토리 및 음악으로 극 중 현실감을 더한다. 작품은 마지막 유작 '사의 찬미'를 남긴 윤심덕과 김우진이 고통 없는 세상에서 이별 없는 사랑을 맹세하며 현해탄에 몸을 던지면서 마무리된다.이번 재공연에서는 음악적인 보완은 물론, 극적인 요소와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장치들이 추가되었다. 초연에는 없었던 서곡을 추가하여 음악적인 서사가 더해졌으며, 2막에 사물놀이 장면을 삽입해 이색적이면서도 시끌벅적한 우리네 장터 분위기를 살리는 등 다양한 요소들이 삽입되었다.대구의 대표적 작곡가 진영민이 작곡 및 편곡을,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 정철원이 연출을, 베하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김봉미가 지휘를 맡았다. 그리고 윤심덕과 그의 연인 김우진 역을 맡은 소프라노 이화영과 테너 이승묵을 비롯해 바리톤 노운병, 메조 소프라노 김정화, 베이스 윤성우, 바리톤 최득규 등이 출연한다. 디오오케스트라와 대구오페라콰이어가 함께 하며, 합창지휘는 김성환이 맡는다.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콜센터,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 하면 된다.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10월 1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는 영남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
[인물로 보는 대구문화 아카이브 (19) 이기홍] 대구시립교향악단을 한국 대표 시향으로 이끈 '교향악 운동' 선구자
이기홍(1926~2018)은 1964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을 창단하고 초대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다. 그는 한국전쟁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1950년대 후반 대구에서 교향악 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그 싹을 틔워 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대구의 예술 분야는 특히 거의 불모지와 다름없던 시대였다. 그 황량하고 각박한 현실 속에서도 클래식 음악을 통해 시민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기 위해 주변의 음악가들과 함께 교향악을 일구고 발전시키는데 온 열정을 쏟았다. 그는 1957년 대구현악회를 결성해 연주회를 가지면서 대구 최초의 현악앙상블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이를 발전시켜 마침내 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을 일궈냈다. 그는 창단 이후 15년 동안 상임지휘자를 역임하면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을 한국의 대표적 교향악단으로 자리 잡게 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이기홍은 1926년 2월 경북 영천군 금호면 냉천동에서 태어났다. 3남 1녀 중 막내였다. 금호초등학교 1학년 담임은 아동문학가 윤석중(1911∼2003)이었다. 동요 '어린이날 노래'의 가사(시)를 지은 그 주인공이다. 이기홍의 바로 위 형님은 일본 동양음악학교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자형은 바이올린을 전공한 음악가였다. 이러한 음악적 환경 속에서 그는 경주중학교 재학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다.이후 바이올린 전공으로 서울대 음대에 입학, 바이올리니스트 양성식과 첼리스트 양성원의 아버지인 양해엽과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박민종(1918∼2006)의 가르침을 받았다. 졸업하던 해인 1950년에 서울교향악단에 입단했으나 곧 한국전쟁이 일어나면서 대구로 내려오게 되었다. 대구에 있으면서 가두 모병을 통해 입대, 해군정훈음악대(악장 박민종)에서 제1바이올린 연주자로 2년간 활동했다. 휴전 후 대구에서 대구여중, 능인중, 경북여고 등의 음악교사로 지내면서 바이올린 개인교습도 했다. 효성여대와 영남대 강사로도 활동했다.◆대구 교향악 운동의 선구자이기홍은 대구 지역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이자 교향악 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그가 교향악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능인중학교 재직 시절부터였다. 전쟁의 상처를 수습하느라 문화예술에 관심을 기울일 환경이 아니던 때였다. 당시 클래식 음악은 교회 등 종교기관이 펼치는 행사가 전부일 정도였다.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주 형태의 기악운동을 펼쳐보고자 했고, 바이올린을 배우는 제자들을 중심으로 1957년 3월 대구현악회를 창단했다. 단원은 바이올린 연주자 16명, 첼로 연주자 3명, 베이스 연주자 1명으로 구성됐다. 대구현악회는 같은 해 6월 청구대 강당에서 창단공연을 했다. 모차르트의 현악합주곡 '세레나데' 등을 연주했다. 바리톤 이점희, 피아니스트 김종환 등이 출연했다. 이기홍은 대구현악회를 창단하면서 지휘 활동도 함께 시작했다. 그의 주도로 대구 지역 최초의 현악 앙상블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 단체는 2군군악대 관악기 연주자들과 함께하면서 대구교향악단으로 확대되고, 1957년 12월 대구 문화극장(옛 한일극장)에서 창단연주회가 열렸다. 이날 연주에는 당시 대구에서 활동하던 거의 모든 클래식 연주자들(50여 명)이 연주에 참여했다. 하지만 대구교향악단은 1년도 되지 않아 심한 재정난을 겪게 되면서 하영수(한일미유주식회사 사장)의 후원을 받아 그를 단장으로 추대했다. 명칭도 대구관현악단으로 바꿨다. 그 덕분에 1958년 대구관현악단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5년 동안 악단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이기홍은 대구관현악단이 다시 재정난에 처하자 경북도지사, 대구시장, 한국예총 대구지부장, 대구방송국장 등의 도움을 얻어내 1963년에는 대구방송관현악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2월에 대구방송국 공개홀 KG홀에서 창단공연을 가졌다. 이기홍이 지휘를, 바이올리니스트 안종배가 악장을 맡았다. 이 공연 후 작곡가 안익태를 비롯해 세계적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 피아니스트 루빈스타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등 세계 유명 음악가들로부터 축전이 이어졌다. 창단 소식을 세계적 음악가들에게 미리 알렸음은 물론이다.'대구교향악단 창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 단체는 한국에 있는 음악가들, 음악 애호가들을 비롯해 일반 사람들 모두에게 행복과 문화적 충만함을 가져다 줄 것으로 확신한다. 음악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나 소통되는 신비로운 언어이며, 모든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신의 선물임을 믿는다.'파블로 카잘스(1876~1973)가 대구방송교향악단 창단 연주회를 축하하며 보낸 편지의 일부다. 카잘스의 이 편지는 대구방송교향악단 창단 연주회가 끝나고 한 달가량 뒤에야 도착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교향악 활동을 하고 있는 대구 음악가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1964년 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연주회이기홍을 중심으로 한 이 같은 대구 교향악 발전을 위한 지역 음악인들의 활발한 활동과 노력은 마침내 대구시립교향악단으로 이어졌다. 이듬해인 1964년 11월 대구시립교향악단으로 창단된다. 대구시는 조례를 제정해 정식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을 창단하고, 초대 상임지휘자로 이기홍을 선임했다. 1964년 12월17~18일 KG홀(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창단기념공연을 개최했다. 단원은 40명이었다.베토벤의 '교향곡 제1번 C 장조', 현제명의 가곡 '그 집 앞',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더 날지 않으리', 민요 '천안삼거리' '베틀가' '방아타령',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서곡,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등이 연주되었다. 바리톤 이점희와 피아니스트 최명자가 협연했다.이기홍은 1979년 10월까지 대구시향을 이끌었다. 그 후 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초청돼 2년간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부산 경성대 교수로 재직하며 1997년 퇴임 때까지 부산에서 지내다 퇴임 후 대구로 돌아왔다.대구시립교향악단은 국내 세 번째로 창단된 시립교향악단이다. 1957년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1962년에는 부산시립교향악단이 창단됐다. 이기홍은 당시 대구가 문화예술과 교육 등의 측면에서 부산보다 훨씬 더 나았는데도 부산이 먼저 시립교향악단을 창단했다며 무척 속상해했다고 한다.1964년에 창단된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다음 달 15일 제478회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대구시민회관이 클래식 음악 콘서트 전용홀로 변모한 후인 2014년 4월부터 불가리아 출신의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재임하고 있다. 코바체프가 지휘하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코바체프 취임 이후 거의 모든 정기연주회가 객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16년 가을에는 처음으로 유럽 3개국 투어(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 연주회를 하기도 했다.자신을 돌보지 않고 교향악 운동에 매진했던 이기홍은 생전에 한 인터뷰에서 "현재 대구의 음악계는 교향악 운동을 하면서 오로지 음악 발전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음악인들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이는 특정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대구시립교향악단 전신인 대구교향악단 창단연주회(지휘 이기홍)가 1957년 12월 대구 문화극장(옛 한일극장)에서 열렸다.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 제공〉대구현악회 창단 연주회 연습 모습(1957년). 뒷모습의 인물이 이기홍이다.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 제공〉대구음악가협회 결성 모임 기념 사진(1956년). 앞줄 왼쪽부터 이기홍, 장안나(소프라노), 이경희(피아니스트), 이점희(바리톤).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 제공〉
신박듀오 피아노 리사이틀...10월 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대구 수성아트피아의 올해의 네 번째 명품시리즈 공연 '신박듀오 피아노 리사이틀'이 10월 1일 오후 7시30분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 국내외 주요 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받으며 피아노 듀오로서 활발히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신미정과 박상욱의 듀오 리사이틀 무대다.이날 공연에서는 한 대의 피아노에서 두 사람이 함께하는 연탄곡과 두 대의 피아노로 연주하는 듀오 무대를 선보인다.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D. 940)', 차이콥스키의 '네 손을 위해 편곡된 1812년 서곡', 라벨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해 편곡된 스페인 광시곡',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K. 448)'를 연주한다. 슈베르트·차이콥스키·모차르트 곡은 최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발매한 첫 듀오앨범 'HADA'의 수록곡이기도 하다.피아니스트 신미정과 박상욱은 독일 피아노 듀오 슈텐츨 형제(한스 페터 슈텐츨, 폴커 슈텐츨)에게 사사했다. 이탈리아 이스키아 섬에서 열린 국제 피아노듀오 콩쿠르 우승, 독일 ARD 국제 음악콩쿠르 2위, 모나코 국제 피아노듀오 콩쿠르 우승을 차지했다. 슈베르트 국제 콩쿠르에서는 심사위원 만장일치의 2위 없는 1위와 더불어 슈베르트 최고 해석상인 특별상까지 수상하며 현지 언론을 놀라게 했다.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슬로바키아 필하모닉, KBS교향악단 등 국내외 유수의 교향악단들과 협연하며 협연자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입장료 3만원.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10월 1일 수성아트피아에서 '신박듀오 피아노 리사이틀'을 여는 피아니스트 신박듀오. 수성아트피아 제공
[신간] 어른이라는 진지한 농담…'죽은 어른들의 사회'에서 제대로 된 어른 되는 법
안동의 선비 향산 이만도는 1910년 경술국치를 맞아 곡기를 끊는 방식으로 목숨을 끊었다. 같은 시기 '매천야록'을 남긴 선비 황현은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기고 자결했다. "나라에 목숨을 버려야 하는 의리는 딱히 없다. 그러나 망국을 책임지는 선비 하나 나오지 않는다면 그 또한 부끄럽고 미안한 일일 것이다."한 문화권의 준거로 자리하며 자신이 적을 둔 사회를 짊어지고자 했던 어른과 그 바탕이 되는 정신체계는 이름만 각각 다를 뿐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언제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존재해왔다. 이를테면 우리에게는 선비가 그러한 역할을 맡아왔다. 서구 문화권에서는 기사도나 신사라는 개념이 존재했다.언제부턴가 어른을 상징하는 태도들은 동과 서를 가리지 않고 진작 세상의 뒤안길로 사라졌어야 할 구태로 의미가 변화됐다. 우리는 전통적인 '어른'의 모습을 조금씩 잃어 갔고, 대신 '꼰대'라는 별칭이 이를 대체하게 되었다.독일의 저널리스트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는 이러한 시절의 분위기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다시 말해 스스로 '최적화'하기 위해 보다 개인에 집중하며 낡은 것들을 모두 청소해나갔는데 왜 우리는 점점 더 불안하고 불행해지는 것일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이러한 시도의 배경에는 저자가 내린 두 가지 시대진단이 자리하고 있다. 하나는 현대 사회가 개인을 과도하게 찬양하는 한편 한 사회의 기준이 되는 보편적 가치와 그것을 바탕으로 운용되는 질서를 부정함으로써 상대주의의 함정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삶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를 일종의 병리로 매도하는 이른바 '쿨함'에 대한 유행이다. 이에 따라 '클래식'을 '올드'한 것으로 폄훼하고, 혼돈과 천박함을 솔직함이나 진보적인 태도로 포장하며 태연함과 냉담함을 구분할 수 없게 되었다.이러한 분위기에 대한 배경으로 쇤부르크는 결과적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포기 당하는 것을 권유하는 오늘날 교육의 지향을 꼽는다. 볼츠는 놀이터를 가리켜 현대인이 모험을 경험할 수 있는 최후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놀이터에서조차 남과 경쟁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게 되었고, 대신 부모와 교사들은 아이들 모두가 잘하고 있으며 모두의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만 가르치고 또 응원한다.그 결과 오늘날 성인들은 타인이라는 지옥을 견디는 관용이나, 나 또한 타인에게 지옥일 수 있다는 성찰을 경험하는 대신 주파수가 맞는 이들끼리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쏠림현상에 익숙해지게 되었다. 또 그렇게 성장한 사람들이 만든 세상은 갈등이 두려워 싸움을 피하는 대신 서로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살아야 하는 타인을 포기한 채 자기폐쇄적 영역으로 침잠해 각자도생하는 '죽은 어른들의 사회'가 되었다. 지금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민사회 곳곳에서 갈등이 심해지고 있지만, 저자는 오히려 오늘날 제대로 된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진단한다. 상대를 직시하며 제대로 싸워본 적이 없는 가짜 어른들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며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충돌은 회피한 채 그저 귀와 눈을 막고 상대를 차단하며 자신의 주장만 외치는 데 급급해 있다고 파악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가 주목한 덕목이 기사도다. 여기서 기사도란 전근대적 계급의식으로서가 아니라 현대인이 잃어버린 깊고 넓은 어른의 멋을 가리킨다. 기사도의 핵심은 스스로의 삶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삶에서 조금의 구질구질함도 용납하지 않는 고결함이었다. 저자가 이러한 기사도에 주목한 까닭은 그것이 고대와 근대, 그리스와 기독교적인 정신이 어우러진 오늘날 서구문화에서 설정한 이상적 태도의 근원이기 때문이다.저자는 이 책에서 27가지로 정리된 기사도의 덕목들을 하나하나 재해석하며 우리가 잊고 있거나 과소평가하고 있던 전통적 가치들을 일깨우고 이를 일상에서 실천해 어른이 사라진 시대에서 어른이 될 것을 권유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이미지=게티이미지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이상희 옮김/456쪽/1만8천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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