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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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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민 감독 신작 '행복의 나라'로 컴백...조정석-이선균 출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추창민 감독이 신작 '행복의 나라'로 돌아온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변호사 이야기다. 조정석이 법정에는 정의가 아닌 승패만이 있다고 믿는 생계형 변호사 정인후 역을 맡았다. "촬영하는 내내 짙은 감정이 밀려오는 순간이 많았다"고 말한 그는 "개인적으로 깊은 의미로 남은 작품인 만큼 관객에게도 큰 울림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한국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에 휘말린 강직한 군인 박태주 역을 맡았다. 이선균 역시 "여러 의미에서 도전이 된 작품이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전했다. 유재명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전상두로 등장한다. 후반 작업 후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행복의 나라 출연진
넷플릭스 첫 시대극 '도적: 칼의 소리' 제작...김남길-서현 출연
넷플릭스가 첫 시대극 '도적: 칼의 소리'를 제작한다. '도적: 칼의 소리'는 격동의 일제강점기, 각기 다른 사연으로 간도로 향한 이들이 조선인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나가 돼 벌이는 액션 활극이다. 1920년대 무법천지의 땅 간도를 배경으로 일본군, 독립군, 청부업자, 마적 그리고 삶의 터전을 빼앗긴 조선인들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펼치는 뜨거운 드라마가 될 예정이다. 김남길<사진>이 일본군 출신이지만 모든 걸 버린 채 간도로 떠나 그 땅과 사람들을 지키는 도적 이윤으로, 서현이 조선 총독부 철도국 과장 남희신으로 분해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 '38사기동대' 로 통쾌한 액션과 드라마를 보여준 한정훈 작가와 황준혁 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김남길
[시네토크] 넷플릭스 '소년심판' 판사 심은석 역 김혜수 "소년범 둘러싼 사회시스템과 어른 역할 논의하는 계기 되길"
"범죄자니까.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질렀으니까. 그래서 내가 소년범들을 혐오하는 거야." 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에 새로 부임한 판사 심은석은 "왜 똑같은 말을 해도 (소년들에게)상처를 주고, 날이 서 있냐"는 좌배석 판사 차태주(김무열 분)의 물음에 단호하게 자신의 소신을 피력한다. 소년범일지라도 죄의 무게와 법의 엄중함을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신념을 위해서라면 기존의 관습까지 깨버리는 과감함도 지녔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범죄'는 자극적인 뉴스의 이면에 가려진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판사들은 합당한 처벌을 내렸는지, 소년은 반성하는지, 끝났지만 끝난 게 아닌 소년부 판사들의 치열하고 끊임없는 고민이 담겨있다. 매 작품 독보적인 존재감과 아우라를 발산해온 김혜수가 심은석 판사를 연기했다. "이런 이야기가 쓰일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이 작품이 나에게 와서 기뻤다"고 말한 김혜수는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작품에 임했다"며 "소년범죄와 소년범을 둘러싼 사회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와 고민이 함께 담론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비쳤다. 냉철함을 잃지 않는 절제된 카리스마부터 소년범을 향한 차가운 분노까지 심은석 판사의 고뇌를 깊이 있게 그려내며 또 한 번 최고 배우다운 진면목을 드러낸 그와 마주했다. ▶'소년심판'은 정해진 답이 아니라 소년범에 대한 다양한 생각거리와 고민거리를 던지고 질문을 남긴 작품이다. 심은석이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연기할 때 어떤 점에 주목했나."심은석은 소년범을 향한 냉철한 시각과 냉정함을 잃지 않으며 강력한 신념을 가지고 자신이 맡은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의 신념은 혐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체를 좇되, 실체에 대한 태도와 책임이 분명하고 끊임없이 행동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건 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와 상통한다. 심은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책임이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을 때 사건을 야기시킨 소년범뿐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사회, 국가, 함께 살아가는 어른들에 대해서까지 책임을 묻는다. 심은석의 신념을 진심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매 신, 매 화에 따라서 표현의 수위나 밀도를 어떤 식으로 조정해야 될지가 관건이었다. 가해 소년, 가해자의 가족, 피해자, 피해자의 가족, 동료들 등 심은석이 대하는 사람마다 어떤 식으로 표현을 달리할지 고민했다. 신념이 다른 판사들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어떤 식의 변별성을 주면서 조화를 이룰지가 중요했다."▶심은석은 죄를 묻고 판결을 내리는 판사이지만 한편으론 소년범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후반부 피해자로서의 감정을 표현할 때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상처를 입은 피해자, 피해자의 가족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는 판사이고 남편은 검사일지라도 현실에서 법이 지닐 수밖에 없는 한계를 마주하면 심적으로 더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알고 이를 다루는 사람이기에 보통사람보다 더한 자괴감을 느낀다. 차태주 판사는 말한다. 법관으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게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정말로 마음이 아파 몰입해서 연기했다."▶마음을 두드리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묵직하고 날카로운 대사들이 많았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사가 있다면."첫 회와 마지막 회에 '나는 소년범을 혐오한다'라며 선포하듯 내뱉는 대사나 '처분은 소년들한테 내렸지만, 그 처분의 무게는 보호자들도 함께 느껴야 한다'는 대사다. 은석의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 은석은 단순히 소년범을 혐오하는 게 아니다. 혐오는 하되 (소년범들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판사로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범죄자에게 변명의 여지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그 범죄 이면에 우리 사회는 어떤 부분에 책임이 있고, 어른들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아이들을 이끌었는지 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대사였다."▶이번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도 녹록지 않았을 것 같다. 가장 힘들었던 건 뭔가."미디어가 순기능을 할 수 있는 작품,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다채롭게 방향성을 제시하는 작품은 솔직히 나오기 쉽지 않다. 그래서 소중했고 그에 따른 책임감과 부담감이 상당했다. 다른 작품들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만 솔직히 이번 작품의 경우 현장에 서 있을 기운이 없을 때까지 준비를 하고 나갔다. 집에 돌아오면 그날 촬영했던 것을 다시 확인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촬영 6개월 내내 반복했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일종의 사명감 때문이었다.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나 의미가 시청자들에게 닿길 바랐다. 그리고 감정적으로 힘들었을 때는 차태주 판사와 대립할 때다. 서유리 사건을 두고 심은석과 차태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심은석은 설득이 돼도 그만의 스탠스가 유지돼야 했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더라. 또 심은석이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방식은 같이 울어주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 공감해주는 방식인데, 함께하는 배우들이 너무 리얼하게 하니까 이것 역시 쉽지 않았다."▶차태주 판사를 연기한 김무열 배우를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는데 어떤 점에서인가."배우들끼리는 그 배우가 왜 좋은지를 안다. 그건 함께 연기를 해봤을 때 알 수 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도 나와 합이 맞지 않을 때가 있고 생각과 다른 경우도 많다. 일단 무열씨는 작품 전체의 흐름을 굉장히 잘 읽는다. 우리 작품에는 각기 다른 유형의 판사들이 등장하고 대부분이 강성인 데 반해 차태주 판사는 굉장히 부드럽고 진지하면서도 조용한 성품을 지녔다. 역할 때문에 간혹 상대 배우들의 에너지에 눌리기도 하는데 무열씨는 그럴수록 내적으로 집중하고 차태주의 디테일을 만들어냈다. 대본을 봤을 때 생각지 않았던 사소한 부분까지 포인트를 주며 표현해내는 것을 보면서 내공이 대단한 배우라는 걸 느꼈다. 조용함 속에서도 힘 있고 신중한 연기를 보여준 무열씨가 차 판사를 연기했기 때문에 강력한 개성을 가진 다른 판사들이 더 조화롭게 살아날 수 있었다."▶소년범을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대중에게 소개된 적 없는 배우들이라 더욱 사실적으로 다가왔는데 그들과의 호흡은 어땠나."놀라울 만큼 인상적인 배우들이었다. 어디서 이런 친구들을 발굴해 냈는지 감독님의 끈기와 노력, 열정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사건을 풀어가고 처분을 하는 판사들도 있지만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은 사실 사건을 이끌어가는 소년범들이라고 생각한다. 사건마다 달라지는 소년범들을 보면서 정말 많이 놀랐다. 그들 모두 전형성에서 벗어난 연기를 보여줬고 충격적이다 싶을 정도로 잘해서 놀랍고 신선했다. 첫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백성우 역의 이연 배우를 예로 들면 연기 경험이 별로 없는 친구인데 정말 살아있는 연기를 하더라. 그 외에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에피소드별로 생동감을 부여한 건 소년범을 연기한 뉴페이스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덕분에 나도 많은 자극을 받았다."▶시리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아무래도 첫 번째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너무나 강렬하고 잔혹한 소년범죄였고 뉴스 사회면에서나 접할 수 있는 충격적 사건이 재연된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법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소년범죄는 범죄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환경과 같이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줬고, 소년범죄가 단지 소년범과 법조인들의 문제가 아닌 그 이면에서 범죄 예방과 재발, 갱생 등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분이 헌신하고 희생을 하는지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소년심판' 속 소년범과 사건을 바라보면서 배우가 아닌 개인으로서 어떤 생각을 갖게 됐고, 또 어떤 질문들을 던졌을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판사 정원 3천300여 명 중 전국 소년부 판사는 고작 20여 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매년 3만명 이상의 소년범들을 만난다. 이런 사실이 우리가 정말 엄중하게 생각하는 소년범죄에 대한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기에 합당한 인원과 구조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일선에 계신 판사들을 만나고 소년법정을 참관하면서 소년범죄와 소년범을 피상적이고 단순한 논리로 접근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실에 맞게 소년법이 개정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전에 이런 문제들이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개정 후 이를 뒷받침해주고 보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른 예산과 인력도 당연히 더 필요하다. 선제돼야 할 것들이 많아 보였다."▶소년범죄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태도는 어때야 하는지 생각한 부분이 있나."적어도 나 스스로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있고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나의 관심이, 예를 들면 범죄나 소년범죄에 분노하고 어떤 사안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슬퍼하는 접근이 지극히 감정적이었고, 소년범이나 그들의 범죄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도 굉장히 편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작품을 보시는 분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셨을 거다. 다행히 소년범죄나 소년법, 촉법소년 이슈에 대해 이미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계시고 의견을 내고 있다고 들었다. 부부, 부모와 자녀, 친구나 지인들이 소년범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전환점이 마련되길 바란다. 그게 우리가 바라던 방향이기도 하다."▶본인은 어떤 어른이라고 생각하나."오랫동안 연기를 해왔고 그만큼 나를 드러내는 시간이 많았다. 때문에 극중에서 보인 이상적인 모습들과 동일시해 김혜수의 실제 모습도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나이에 비해 어른스럽지 않다. 내·외적으로도 태도나 행동이 일관되지 않을 때도 많다. 어떤 어른이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내 앞에 당면한 과제나 사안,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에 대해 좀 더 집중을 하면서 최대한 나 스스로 성숙해지기를 바라고 있다. 아직도 그런 단계다."(웃음) 글=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사진제공=넷플릭스
[놓치면 후회!]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 지난 10일 개봉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레벤느망'이 지난 10일 국내 관객을 찾았다. '레벤느망'은 예기치 못한 임신으로 촉망받던 미래를 빼앗긴 대학생 안이 시대의 금기로 여겨지던 일을 선택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프랑스 문학의 거장 아니 에르노의 고백록 '사건'을 원작으로 생생하고 내밀한 스토리와 오드리 디완 감독의 절제된 연출과 팽팽한 긴장감이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들이 이 영화를 정말 사랑한다"라는 심사위원장 봉준호 감독의 찬사와 함께 클로이 자오 감독 등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를 이끌어내며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영국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과 세자르영화제 작품상·감독상·각색상 등의 노미네이트와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했다. 윤용섭기가 yys@yeongnam.com영화'레벤느망'
웨이브-티빙-왓챠…OTT 다자 경쟁 시대 본격화
국내 OTT 서비스가 마케팅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진출에 맞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시트콤과 드라마 등을 'Only 웨이브 콘텐츠'란 이름의 독점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는 웨이브는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총 1조원 투입 계획을 발표했고, CJ ENM은 티빙 투자 확대를 위해 최근 2천500억원 규모의 외부투자를 유치했다. 2020년 말 총 360억 원 규모로 시리즈D 투자 유치를 마무리한 왓챠 역시 웹툰과 음악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콘텐츠 간 경계를 허문 2.0 버전의 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미디어 시장의 급격한 변화오리지널 IP는 OTT 플랫폼의 전략 무기이며 실제로 지난해 제작됐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약 87개에 달한다. 특히 확산력과 자금력으로 공세를 펼치는 글로벌 OTT의 K-콘텐츠 확보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인데, 이에 국내 OTT 서비스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기 전에 국내 가입자를 늘리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는 이중전략을 모색 중이다.한 조사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910만 명)였다. 2위는 웨이브(319만 명), 3위는 티빙(278만 명), 그 외에 U+모바일tv(209만 명), 쿠팡 플레이(172만 명), 왓챠(152만 명), 시즌(141만 명)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OTT 서비스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웨이브는 이용자당 한 달 평균 475분을 사용했고, 넷플릭스는 한 달 평균 382분, 티빙은 329분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국내외 OTT 서비스의 경쟁구도가 다자화됨에 따라 이용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더없이 중요해졌다. 지난해 국내 OTT 시장은 다수의 OTT가 생기고 없어지는 내홍을 겪은 후, 하반기 쿠팡이 OTT 사업을 시작하며 미디어 유통 업계에 바람을 일으켰다. 해외 OTT의 경우 기존 최강자인 넷플릭스에 이어 거대 업체인 디즈니+와 애플TV+의 한국 진출로 국내 OTT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전통 미디어 시장에서 OTT로의 급격한 변화는 기존 시장의 최강자였던 지상파 및 케이블 등의 방송국과 뉴미디어의 강자였던 IPTV를 쇠퇴하게 했고, 코로나19 사태로 이러한 미디어 시장에서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콘텐츠와 인프라 강화에 사활국내 OTT 기업들이 전투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외연 확대에 나선 이유다. 웨이브는 올해 드라마와 예능, 영화 등 30여편의 콘텐츠를 선보인다. 지난해 웨이브가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는 신규 유료 가입자 중 65%가 첫 시청 작품으로 선택할 만큼 가입자 유인 효과를 냈다. 웨이브는 지상파 3사 편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현재 절찬리에 방영중인 SBS '사내맞선'을 필두로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현재는 아름다워'(KBS) '내일' '지금부터 쇼타임'(MBC) '왜 오수재인가' '어게인 마이 라이프'(SBS) 등 자체 기획·개발한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공략할 계획이다.오리지널 영화도 선보인다. 웨이브가 조성한 영화 투자펀드의 첫 투자작 '젠틀맨'에 이어 하반기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이 공개되며, 웹툰이 원작인 '용감한 시민'도 관객을 만난다. 또 MZ세대를 겨냥한 연애·서바이벌·게임쇼 등 화제성을 이끌 프로그램도 개발 중에 있다. 이와 함께 HBO·NBC유니버설·피콕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 시리즈 3천700여 편을 확보해 해외시리즈 독점 공급 라인업을 강화했다.왓챠는 비디오만 스트리밍하는 OTT에서 웹툰과 음악을 서비스하는 구독 서비스로 확장을 꾀한다. 원지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디오 콘텐츠는 집중해서 봐야 하기 때문에 감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반면 음악이나 웹툰은 이동하거나 업무를 할 때 자투리 시간을 충분히 소비해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OTT가 점유하지 못했던 시간을 왓챠 2.0이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 올해 20편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상반기 공개 예정인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인 '조인 마이 테이블'은 영상에 다 담지 못한 뒷이야기를 웹툰으로 제작해 서비스할 예정이며, 왓챠의 대표 시리즈인 '좋좋소' 역시 웹툰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일본에 이어 글로벌화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1억명의 구독자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티빙은 독립법인 출범 직후 JTBC가 합류한데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원천IP를 보유한 네이버의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왔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한 것도 티빙의 성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티빙은 최근 CBS·쇼타임·파라마운트 픽처스 등을 보유한 미국의 콘텐츠 기업 바이아컴CBS로부터도 700만 달러 규모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진출작 '욘더' 투자를 시작으로 총 7편의 티빙 오리지널 제작에 공동 투자할 계획이다.CJ ENM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는 티빙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차별적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국내외 콘텐츠기업과 파트너십 강화, 공격적 투자 확대를 통해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웨이브 2022 라인업OTT 드라마 '욘더'SBS 드라마 '사내 맞선'. 웨이브에서 함께 볼 수 있다.
[연예 단신] 유연석 주연 '배니싱: 미제사건'... 형사 '진호' 연기
배우 유연석<사진>과 올가 쿠릴렌코가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을 통해 연기 합을 과시했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신원 미상의 변사체 사건 담당 형사와 국제 법의학자가 공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유연석은 사람들이 하나둘 변사체로 발견되는 전대미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 진호로 분했다. 날카로운 카리스마와 예리한 수사 감각으로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이끈 그는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와 함께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에 차츰 다가가게 된다. '배니싱: 미제사건'은 국내외 필름메이커들이 협업해 100% 대한민국 올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글로벌 프로젝트로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두 사람 외에도 예지원·최무성·박소이·이승준 등이 출연해 완성도를 높였다. 오는 30일 개봉한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연예 단신] 김동완, 첫 스릴러 장르 도전...영화 'B컷'에서 승현 연기
김동완<사진>이 영화 'B컷'으로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다. 'B컷'은 스마트폰 사설 수리업자 승현이 유력 대선후보의 비밀이 담긴 핸드폰을 손에 넣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동완이 승현을 연기했다. 고객들의 B컷을 파헤치는 일명 '탐정까기'로 한탕을 꿈꾸지만, 동경했던 배우를 돕기 위해 위험한 사건에 말려들게 된 인물이다. 가수 신화로 데뷔해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연기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김동완은 이후 드라마 '힘내요, 미스터 김!' '회사 가기 싫어', 영화 '연가시' '광대: 소리꾼' 등에 출연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했다. 'B컷' 연출을 맡은 김진영 감독은 "김동완의 매력은 반듯한 모습이면의 허당미"라며 "연기력도 좋지만 그런 매력이 있어 늘 캐스팅하고 싶었던 배우"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는 30일 개봉한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에미상도 수상하나? K-배우들, 한류의 중심에 서다
이제 남은 건 에미상이다. '깐부 할아버지' 배우 오영수의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우조연상 수상에 이어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이정재와 정호연이 '오징어 게임'으로 미국 배우 조합상(SAG) 드라마 시리즈 부문 남자배우상과 여자배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SAG 드라마 시리즈 부문에서 한국 배우가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SAG 상은 조합원인 배우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만큼, '배우가 인정한 배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때문에 오는 9월 열리는 에미상 수상 가능성에도 힘이 실렸다. 이를 계기로 최근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던 화제의 주인공들을 다시 조명해봤다.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다"너무 큰 일이 나한테 벌어졌다." SAG 시상식에서 이정재는 미리 준비한 수상 소감문을 꺼내 읽으려다 "진짜 많이 써왔는데 다 읽지 못하겠다"며 긴장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외신들은 '이정재와 정호연이 남녀주연상 수상으로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할리우드 리포터) '오징어 게임이 SAG 상의 역사를 새로 만들었다'(연예잡지 피플)고 보도했다. SAG가 한국 배우들을 주목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시리즈 부문에서 성적을 거둔 건 처음이다. 앞서 '기생충'(2020)이 영화 부문 앙상블상을 받았고, 배우 윤여정이 '미나리'(2021)로 영화 부문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바 있다. 이정재는 이번 수상으로 한국 배우 최초이자, 아시아 국적을 가진 남자 배우 최초라는 수식을 얻었다. 그는 영광을 안은 SAG 뿐 아니라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고담 어워즈 등 미국 주요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오르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어떻게 그렇게 친숙한 얼굴로 한국 영화 속에서 악역을 맡을 수 있었는지 놀랍고 흥미롭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정재는 최근 미국 3대 메이저 에이전시 중 하나인 CAA와도 손을 잡았다. 그는 CAA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노익장 과시한 K-배우들 한류의 주역을 언급하면서 노익장을 과시한 이들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과 골든글로브 시상식 남우조연상을 각각 수상한 배우 윤여정과 오영수다. '미나리'에서 윤여정(순자 역)이 극 중 보여준 가족들을 위한 희생정신은 국경과 인종, 언어를 초월해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다. 소변을 먹게 한 손자에게 오히려 "그럴 수도 있지"라고 감싸고, 뱀을 보고 두려워할 땐 "보이는 게 안 보이는 것보다 낫다. 숨어 있는 게 더 위험한 법이야"라며 편견과 혐오를 넘어서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그러면서도 그는 유머러스하다. 고스톱을 치면서 해학을 드러내고, 자다고 오줌을 싼 손자를 향해서 "고추가 고장났다"고 장난을 건다. 오영수가 분한 '오징어 게임' 속 오일남은 또 어떤가. 상금에 눈이 멀어 이성이 마비된 인물들 사이에서, 그는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다독인다. 함께 구슬 게임을 하는 성기훈(이정재 분)에겐 자신을 속이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고, 급기야 남은 구슬을 성기훈에게 넘기고 최후를 맞는 모습으로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극화된 이야기지만 '한국의 노인'이라는 존재가 주는 정서는 외국의 보편적 가치관을 다시 정립하게 만든다. 여기에는 내리사랑을 실천하며 자녀 세대와 손자 세대를 위해 한없이 희생하는 한국의 전통적 가족상이 녹아있다. 우리에겐 지극히 당연한 보편적인 정서이지만, 이를 접하기 시작한 서양인들에게는 분명 새롭고 뭉클한 감정일 수밖에 없다.두 사람이 더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이후 그들이 보여준 행보였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경쟁은 의미가 없다. 내가 운이 좋아서 이 상을 받았을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뉴욕타임스는 이 장면을 아카데미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로 꼽았고, CNN은 "윤여정이 쇼를 훔쳤다"고 평했다. 오영수의 행보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수상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이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는 소감을 전한 후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의 일상은 수상 다음 날 일정이 잡혀 있던 연극 '라스트 세션' 준비였다. ◆한국 배우 위상 달라지다 K-콘텐츠의 높은 인기덕에 한국배우들의 위상도 달라졌다.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 출연했던 마동석은 "6년 전부터 영화 '부산행'이 외국에 많이 알려진 후 할리우드에서 여러 제안이 왔었다"면서 "'이터널스'의 경우 오디션은 없었고 자오 감독이 이미 내 영화 여러 편을 보고 분석이 끝난 상태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젠 오디션 없이도 캐스팅이 될 만큼 한국 배우들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의미다.또 하나는 한국 배우들이 미국 스튜디오 시스템 안에서 작품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렸다.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은 한국 제작진과 출연진이 의기투합한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다. 즉, 콘텐츠의 완성도가 담보된다면, 한국의 제작 시스템으로도 글로벌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영어권 시청자들도 기꺼이 자막을 읽으며 한국 콘텐츠를 즐기고 있는 만큼 한국 배우들은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제28회 미국배우조합상(SAG)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남녀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정호연이 수상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연합뉴스오징어 게임의 한 장면이정재정호연윤여정오영수마동석
[연예가] '말할 수 없는 비밀' 한국판, 도경수·원진아 멜로 호흡
배우 도경수·원진아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통해 기적 같은 첫사랑을 전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피아노 천재인 음대생 유준이 신비스러운 음악을 연주하던 정아를 우연히 만나면서 시작되는 판타지 로맨스다. 2008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가 원작. 영화 '스윙키즈',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등으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 도경수가 슬럼프에 빠진 천재 피아니스트 유준 역을, 영화 '해피 뉴 이어',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원진아가 비밀을 간직한 음대생 정아 역을 맡아 청춘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다. 배우 신예은은 당찬 성격의 바이올리니스트 인희 역으로 스크린 데뷔를 예고한다. 영화 '덕혜옹주'의 각본과 '내일의 기억'의 연출을 맡았던 서유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연예가] 배우 진영,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1인2역 연기 도전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은 동생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이 동생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동명의 원작 소설을 집필한 주원규 작가가 각색에 참여했고, 영화 '야수'와 OCN 드라마 '구해줘'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라이징 스타들과 베테랑 배우들의 조합이 기대감을 더한다. 먼저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악마판사' 등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진영이 쌍둥이 형제로 분해 첫 1인 2역 연기에 도전한다. 동생의 복수를 위해 소년원에 입소한 형 주일우부터 아픔을 간직한 동생 주월우까지,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린 두 캐릭터를 통해 남다른 연기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김영민·김동휘·송진영·송건희 등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진영
[금주의 영화] 피그…사라진 단짝 '돼지'를 찾아 나서며 마주한 상실의 슬픔
포틀랜드 최고의 셰프였던 롭(니콜라스 케이지)은 오리건주의 숲속에 파묻힌 채 트러플(송로버섯) 냄새를 잘 맡는 돼지 한 마리와 살고 있다. 소리에 민감하며 주인과 낯선 이를 구분할 줄 아는 이 황금빛 돼지는 숙식을 같이할 정도로 롭에겐 소중한 존재다. 그러던 어느 날, 롭의 돼지가 낯선 이들에게 강탈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롭은 돼지를 되찾기 위해 푸드 바이어인 아미르(알렉스 울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와 함께 15년 전 떠나온 도시 포틀랜드로 향한다. 영화 '피그'는 돼지를 찾기 위한 롭의 여정을 다루지만, 그 속에는 슬픔이 사람들 각자의 삶 속에 어떤 다른 방식으로 스며드는지, 또 그 슬픔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담겨있다. 아내와 사별 후 포틀랜드를 떠난 롭은 스스로 버렸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을 차례로 만나며 자신의 과거와 다시 마주한다. 롭을 기억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신의 이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그 가치도 사라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롭은 소량만으로도 음식 전체의 맛을 좌우하는 최상급 트러플 채취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왔다.트러플 채집꾼들은 자신들의 귀중한 돼지와 개들을 훔치려는 경쟁자들을 막기 위해 밤이면 손에 샷건을 들고 현관문 앞을 지킨다고 한다. 그 점에서 "다른 돼지는 걔가 하던 걸 못한다"고 말한 롭의 돼지는 경쟁자들에겐 눈독을 들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롭이 돼지를 찾아 나선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유일한 가족이 된 소중한 돼지마저 잃을 수 없어서다. 자신의 기분을 잘 알아채며 휘파람 소리를 내면 달려와 친근하게 몸을 비비는 돼지를 롭은 사랑한다.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영화는 이를 은유하는 세 개의 챕터를 통해 롭의 요리 철학과 메시지를 녹여내는 한편으로 이 여정의 상징적인 이정표를 마련한다. 주인공들이 감추고 있던 진심을 털어놓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인데, 롭을 연기한 니콜라스 케이지는 자신의 실제 삶을 반영한 참회록 같은 과정이었다고 밝혔다. "'피그'는 거대한 진심이 담겨 있고 짧은 시를 떠올리게 한다. 상실에 대한 명상 같은 느낌을 주었고, 롭을 연기하는데 필요한 감정이나 경험도 모두 내 안에서 찾을 수 있었다" 고 그는 말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부침을 겪고 있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페이소스 짙은 명연기와 아우라를 다시 느낄 수 있어 반갑다. 그는 이 영화로 세인트루이스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노스텍사스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등 미국 전역의 영화협회 트로피 18개를 거머쥐었다.(장르:드라마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금주의 영화] 시라노…르네상스 시대 낭만 버무려낸 '세 남녀의 엇갈린 로맨스'
모두가 칭송하는 시인이자 군인인 시라노(피터 딘클리지)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열댓 명은 거뜬히 제압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지녔다. 하지만 오랜 시간 남매처럼 지내온 록산(헤일리 베넷)에게 사랑을 고백할 용기는 없다. 키와 체격이 성인 남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왜소증 환자라는 자격지심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크리스티앙(켈빈 해리슨 주니어)에게 첫눈에 반한 록산은 그런 자신의 감정을 시라노에게 고백하고, 시라노는 록산의 사랑을 위해 표현에 서툰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대필 편지를 써 주기로 한다.에드몽 로스탕의 19세기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한 '시라노'는 '오만과 편견' '어톤먼트'의 조 라이트 감독이 도전한 첫 뮤지컬 영화다. 사랑만을 위해 모든 걸 던진 남자와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의 로맨스를 꿈꾸는 여인과의 엇갈림을 르네상스 시대의 낭만과 정서적 풍요로움에 녹여냈다. 그 과정에서 큰 코가 콤플렉스였던 원작의 시라노는 키 132㎝의 배우 피터 딘클리지 그 자체로 탈바꿈했다. 딘클리지의 아내이기도 한 작가 에리카 슈미트가 동명의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이어 영화의 각본을 맡았다. 고전 희곡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탁월한 영상 감각으로 자신의 스타일 세계를 구축해왔던 조 라이트 감독은 이번에도 시대극만이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완벽히 스크린에 구현했다. 연극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든 연출 방식이 특히 흥미로웠는데, 무대를 빌려 배경의 활용 폭을 넓힌 다음, 정말로 담고 싶은 정서들을 영화적 장치를 활용해 채워나갔다. 세 남녀의 절절한 사랑을 우아한 서정과 낭만주의로 담아낸 멜로디와 가사도 주옥같다. 의상과 세트를 통해 구현해 낸 시대적 배경 역시 보는 맛을 더했다. 마치 모든 장면이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하다.뮤지컬 영화답게 이 영화의 진정한 스토리텔러는 춤과 음악이다. 제60회 그래미 시상식 최우수 얼터너티브 뮤직 앨범 부문을 수상한 록밴드 '더 내셔널'이 음악을 담당했고,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이 곁들여져 몰입감을 높였다. 배우들은 조 라이트 감독의 뜻에 따라 스튜디오에서 미리 녹음하는 방식이 아닌, 현장에서 라이브로 노래하는 방식을 취했다. 조 라이트 감독은 "립싱크 연기로는 얻을 수 없는 배우들의 인간적인 질감과 솔직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보다 인간적이고 친근하면서 캐릭터의 기쁘고 슬픈 감정들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텍스트에 영화적 질료들을 새롭게 조합한 그의 연출 방식이 또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되는 순간이다.(장르:뮤지컬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개봉작]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감독:장철수 출연:연우진·지안·조성하 장르: 멜로 등급:청소년 관람불가.줄거리:모범 사병으로 사단장 사택의 취사병이 된 무광. 그의 목표는 오직 아내와 아이를 위해 출세의 길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나 무광은 사단장의 젊은 아내와의 금기된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개봉작] 세라비: 다섯 번의 기적
감독:줄리앙 람발디 출연:레아 드루케·조시앙 발라스코 장르:코미디 등급:15세 이상 관람가.줄거리:나라의 명예가 걸린 위성 발사를 앞둔 만삭의 CEO, 아내의 곁을 지키기 위해 800㎞를 달려가는 남편, 데이팅 앱에서 만난 남자의 아이를 혼자서 낳으려는 미혼모 등 유쾌하고 눈물 쏙 빠지게 만드는 기적이 시작된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개봉작]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
감독:윌리엄 니콜슨 출연:아네트 베닝·빌 나이 장르:드라마 등급:12세 이상 관람가줄거리:결혼 29년 차에 접어든 그레이스는 여전히 남편 에드워드가 자신에게 솔직한 감정 표현과 애정을 보여주지 못해 섭섭하다. 그러던 중 런던에 살고 있는 아들 제이미가 방문하자 에드워드는 그레이스에게 이별을 선언한다.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협 "법원 행태는 모순…정부 의대생 복귀 호소는 오만" 주장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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